Q. . 아가페 창작음악제 2회가 개최된 지 벌써 1년 8개월가량이 지났습니다. 그간의 근황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2018년에 제10회 세일 한국가곡 콩쿠르에서 작곡부문 1위를 했고, 광주문화재단에서 진행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모티브로하는 관현악곡 창작곡 공모전에 우수작으로 선정되어 올해까지도 연주가 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중앙음악콩쿠르 작곡부문에서 감사하게도 1위를 한데이어 한국 작곡가 협회에서 일년에 한번씩 공모를 통해 대한민국의 젊은 작곡가를 뽑아 후원하는 <파안 생명나무 작곡가>라는 프로젝트에 당선되어 세미나도하고 한국과 네덜란드에서 제 작품이 연주 되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가 아닐 수 없습니다.
Q. 공모전 준비를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저는 주로 저녁식사 후 밤시간에 작업을 하는데 매일 규칙적으로 하는 편입니다. 뭔가 잘 풀리지 않을 때도 자리에 앉아 어떻게든 작업하려고 노력합니다.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저는 제 자신이 항상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그 부족함을 채워나가기 위해서 매일매일 훈련을 한다 고 보시면 됩니다. 작곡을 함에 있어 꼭 필요한 ‘영감’이라는 것은 하나님께서 주셔야만 한다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고 저 또한 분명히 믿습니다만, 그것을 표현해내는 능력을 갖추기 위한 끊임 없는 노력도 분명히 필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주신 그 ‘영감’을 담을 그릇이 되기 위해 매일 훈련의 시간을 갖습니다. 뇌도 근육이기에 운동선수처럼 꾸준히 트레이닝을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Q. <구주의 탄생>을 작곡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 같은 것이 있다면
A. 공모전 요강에 나와 있는 대로 절기에 필요한 곡, 그중에 성탄을 주제로 곡을 써야겠다고 생각 한 후 시놉시스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섬기는 교회의 목사님을 비롯하여 여러 목사님들께 자문을 구하러 다녔는데 어떤 분께서 성탄 전, 성경에는 자세히 나오지 않지만 분명 히 그랬을 만한 상황들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반영하여 나온 것이 제1곡 <메시아여 오소서>로, 메시아를 기다리는 이스라엘 백성의 간절한 외 침을 담고 마지막 부분에는 저의 신앙고백으로 마무리한 후 제가 텍스트까지 써서 작업했습니다.
Q. <구주의 탄생>의 음악적 특징이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일반 대중들은 약 40분 동안 단일화된 특징의 곡을 소화하는 것 자체를 매우 어려워하실 수 있습니다. 요즘 오페라에 비해 뮤지컬 장르의 상품화가 더 잘되는 것은 시각적으로나 여러 면에 서 보이는 게 많은 것도 있겠지만 음악적으로 볼 때는 상황에 따라서 특징이 다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고전적인 것을 표현할 때는 고전주의 음악을 적극적으로 채용한다든 지, 기괴한 장면 같은 데서는 현대음악을 사용하는 등 뮤지컬에서는 음악적인면에서 다양한 시도와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제 칸타타 같은 경우에도 그런 식으로 진행되길 바랐습니다. 제 자신과 예술가들뿐 아니라 이 곡을 듣는 일반 대중들도 쉽게 소화할 수 있게 하려고 각 곡마다 음악적 특징을 다르게 잡고 진행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제5곡 천사와 목자들이 주의 오심을 노래하는 부분에서는 천사들이 말하는 축복의 말씀과 주님을 경배하는 목자들의 신비로운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인상주의적 음악어법을 사용하여 음악이 공중에 뜬 듯한 느낌을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진실된 신앙고백을 위해 쓴 제6곡의 경우에는 바로크 코랄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해서 낮은 곳에 임하신 예수님을 찬양하는 부분에 바로크 코랄 양식을 채용했습니다.
Q. 아가페 창작음악제 수상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A. 음악적으로 먼저 말씀드리면 제 칸타타가 연주된 것이 아가페 창작음악제가 처음인데, 칸타타 의 실제적인 소리 즉 효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대해 조금 알게 되면서 저에게 있어 정말 큰 공부였고 큰 경험이었습니다. 음악적으로 제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것이 아가페 창작음악제임은 분명합니다.
또 다른 변화라고 한다면, 예전부터 저를 잘 아는 사람들은 제가 신앙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대외적으로는 알릴 만한 기회가 없었는데 아가페 창작음악제 수상 후에는 사람들이 저를 하나님을 믿는 작곡가로 당연히 생각하게 됨으로써 대외적으로 제가 크리스천이라는 사실을 알릴 수 있게 되어 감사합니다. 또한 제 모습이 신앙적으로 좋은 본보기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Q. 요즘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A. 요즘 저는 자신을 정비하고 되돌아보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셔서 아가 페 창작음악제를 포함해서 근래에 많은 좋은 소식들이 저에게 있었는데, 항상 저는 의도적으로도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의 것이고 하나님께서 허락하셔야만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려하지만 사람이기에 자만해질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 위험한 생각들이 저를 지배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요즘 저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제 곡의 주인이 누구인지 다시금 짚고 깨달으며 스스로를 재 정비하는 시기로 보내고 있습니다.
Q. 아가페 창작음악제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A. 아가페 창작음악제가 앞으로 좋은 작곡가를 더 많이 발굴해 주셨으면 합니다. 제 주변에도 아가페 창작음악제 응모를 생각하고 있는 실력 있는 작곡가들이 많은데 저는 그분들이 정말 좋은 곡으로 응모할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실 작곡하시는 분들 중에 요강에 나와 있는 곡의 규모에 압도당해서 포기하려는 사람이 많은데 저는 그런 분들에게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고 열정을 가지고 꼭 도전해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아가페 창작음악제가 오래도록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제1회 아가페 창작음악제가 개최되고 난 후, 1회만 하고 없어지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2회 개최 소식을 손꼽아 기다리던 사람들이 저를 포함해서 아주 많았습니다. 학교 게시판과 한국작곡가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2회 개최 소식을 접한 후 안도했던 기억이 있는데 분명히 3회 개최 소식도 간절하게 기다리신 분들이 많았으리라 생각됩니다. 크리스천 작곡가들에게 더없이 좋은 큰 기회를 주는 이 행사가 앞으로도 꾸준히 오래 지속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 저 또한 아가페 교회음악 창작음악제를 위해 생각날 때마다 기도하겠습니다.
Q. 오늘 정말 좋은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습니다. 바쁘실 텐데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A.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