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우수상] 백성태

오묘하신 섭리와 계획하심이라는 걸 깨닫게 되면서 하나님은 정말 멋진 분!

Q. 아가페 창작음악제 2회가 개최된 지 벌써 1년 8개월가량이 지났습니다. 그간의 근황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아직 학생이기 때문에 집중해야 할 학업들이 많아 그동안 나름대로 바쁘게 지냈던 것  같습니다. 별개로 교내외에서 주최하는 공모나 음악회를 통해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며 작곡가로서의 경험을 쌓아가는 중입니다. 그리고 창작음악제 이후 작품 활동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작년에 현대음악 전문 단체인 TIMF 앙상블에서 주최하는 공모전에 작품을 냈는데 감사하게 당선되어 작년 9월에 제 작품이 연주되었고, 올해에는 동아음악콩쿠르에 도전하여 2위없는 3위에 입상하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 은혜여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Q. 아가페 창작음악제 참가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아가페 창작음악제는 학교 게시판에 붙어 있는 포스터를 통해 알게 됐습니다. 1회 때는 제가 군복무 중이었기 때문에 모르고 있다가 전역을 하자마자 보게 된 게 2회 포스터였습니다. 제가 군복무 기간 동안 국방부 군악대 작,편곡 병으로 있었는데, 장르에 상관없이 많은 곡들을 편곡해본 경험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군복무 기간이 저에게는 일종의 인턴쉽이였다고나 할까요? 군복무 때의 경험으로 오케스트라 곡을 다루는 것이 꽤 친숙 했었던터라 2회 요강을 보고서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작곡가로서 자신의 오케스트라 곡이 만들어지고 연주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는 것은 정말 귀중한 경험이며 결코 흔한 일이 아닙니다. 위촉 또는 공모에 당선되는 것 외에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제가 아가페 교회음악 창작음악제 2 회 공모 요강을 봤을 때가 마감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때였지만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합창곡으로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오케스트라 곡을 쓴다는 것과 교회음악을 다룬다는 것, 그리고 높은 상금을 생각하면 창작음악제에 곡을 내지 않을 이유가 없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도전했던 것도 전역한지 얼마 안 됐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 같기도 합니다.

Q. 전역하자마자 받은 상금이라 뭔가 남다른 느낌이었을 것 같은데 상금은 어떻게 사용하셨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A. 아직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저의 간증이 하나 있습니다. 사실 제가 창작음악제 본선을 하고 얼마 안 지난 때에 섬기는 교회에서 ‘거지 전도여행’이라는 해외 선교를 갔다 왔는데, 그냥 배낭 하나 메고 무작정 대만으로 넘어가 복음을 전하는 사역이었습니다. 그 준비 과정에서 여러 가지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중에 국내 어디든 아무데나 가서 한번 실행해보기로 했고, 그렇게 간 곳에서 우연히 작은 교회를 담당하시는 목사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교회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참 신기합니다. 그 목사님께서는 처음 보는 저와 저희 팀에게 식사를 대접해주시고, 한명 한명 기도해주시며 따뜻한 위로와 격려로 지쳐있는 저희들을 진심으로 도와주시고 환영해주셨습니다. 그때 그 기억을 정말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저는 평소에도 어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는 편인데, 아가페에서 입상을 해서 상금을 받고 난 후에 어머니께서 그 교회 목사님 이야기를 문득 꺼내셨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받은 상금 중 일부를 그 교회에 헌금하는 건 어떻겠냐고 말씀하시며 기도하며 고민해보라고 하셨습니다. 큰돈을 누군가에게 주는 것이 저로서는 처음이었기에 잠시 망설여졌지만, 그때 목사님으로부터 받았던 무조건적인 환영과 사랑에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다는 마음에 기꺼이 헌금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교회 목사님께서 그 소식을 들으시고 정말 많이 고마워하시면서 그 당시 교회 재정난이 너무 심해서 굉장히 힘들었는데 하나님께서 기도에 응답하신 것 같다고 하셨는데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가 정말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오묘하신 섭리와 계획하심이라는 걸 깨닫게 되면서 하나님은 정말 멋진 분이시라는 걸 다시 한 번 알게 되었고, 저에겐 잊지 못할 간증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기도하시는 부모님을 통해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게 해 주셔서 하나님께 정말 감사하고 또한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합니다.

Q. <부활하신 주>의 음악적 특징이라면 ?

A. 이 작품의 형식적인 특징과 의도를 설명 드리고 싶습니다. 이 곡은 성경의 텍스트를 기반으로 쓰였습니다. 성경의 핵심 사건인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주제로 하여 성경에서 가사들을 추려 냈습니다. 이 가사를 써내려가는 과정은 예수님의 복음 사역을 따라가는 과정이었으며, 예수님을 배반한 죄인일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을 인정하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예수님의 일생을 떠올리며 개인적인 묵상으로부터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예수님으로부터 오는 참된 기쁨과 예배, 구원의 은혜, 인간의 죄, 무덤에서의 승리, 그리고 부활의 소식에 이르기 까지 제 머릿속에 떠오르는 다양한 이미지와 감정들을 구체화시킨 후 이를 한데 묶어 일종의 음악 드라마를 만들어 내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이 곡 안에는 6개의 소제목 이 들어간 다양한 음악적 장면들이 나옵니다. 각 장면들은 서로 다른 뚜렷한 성격을 지니지만 음악의 흐름 내에서 긴밀하게 연결됩니다.  

Q. 가장 고민하고 중점을 두었던 것, 신경 썼던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앞서 말씀드렸듯이, 각 장면이 서로 완전히 다르지만 음악적으로 이질적으로 들리지 않게끔 구체적이고 분명하게 소재를 다루는 것이 가장 큰 기술적 목표였습니다. 제가 이 곡 <Intro>에 찬송가 <내 주는 강한 성이요>의 멜로디를 인용했는데, 이 멜로디는 곡 전체를 감싸는 모티브 또는 테마로써 작품이 하나의 주제를 말하고 있음을 상기시키는 요소로 사용됩니다. 또한 이 작품을 관객들이 처음 맞닥뜨렸을 때, 낯설고 어렵기보다 익숙한 감정을 쉽고 편하게 공유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모두가 알만한 선율이 꼭 필요했습니다. 이 선율은 가장 처음 부분에 합창의 유니즌으로 등장한 후에, 곡의 후반부에서 트럼펫 멜로디로 다시 등장합니다. 또한, 이 멜로디는 각 음악적 장면을 이루는 모티브의 근원이 되기도 합니다. <내 주는 강한 성이요>의 특징 음형들을 잘라서 대응하는 멜로디를 하나 더 만든 후 그 두 선율이 동시에 연주되거나 혹은 하나씩 연달아 나오더라도 연결될 수 있게 끔 했고, 그 외에도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대부분의 선율이 <내 주는 강한 성이요>의 멜로디에서부터 출발하여 만들어졌습니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곡의 전체가 하나로 연결될 수 있게끔 신경을 썼습니다.

Q. 요즘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A. 사실 제가 그리 활동적인 편은 아니라서, 곡을 쓰는 것 외에는 특별히 집중하는 것은 없는 것 같아요. 대학생이 막 되었을 때는 하고 싶은 것도 많았고 주변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에 많은 에너지를 쏟곤 했었는데, 요즘에는 제가 정말 하고 싶은 것과 필요한 것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당장 계속해야 할 학업도 저에게는 중요하고, 작곡가로서 저의 길을 가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 또한 너무도 중요합니다. 또, 생각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면서 다양한 책도 많이 읽고, 예술가로서 살아가는 데에 있어 도움이 될 만한 다양한 경험들을 계속 찾아 도전해보고 있습니다. 

Q. 아가페 창작음악제에 바라는 말이 있다면?

A. 저는 아가페 창작음악제가 참 귀하다고 생각합니다. 한번 대회가 열리면 정말 좋은 작품들이 세상에 빛을 발하잖아요.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연주하며 함께 향유하는 기쁨이 생기고 더불어 작곡가들까지도 함께 주목을 받고요. 이렇듯 아가페 교회음악 창작음악제가 모두에게 이롭고 선한 방향을 향해 운영되기 때문에 함께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귀한 경험들을 선사하는 것 같습니다. 아가페 교회음악 창작음악제를 위해 그리고 창작음악제를 진행하는 창작공모위원회분들을 위해 저도 생각날때마다 기도하겠습니다.

Q. 바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

A.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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