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특별상] 박소연

저에게는 창작음악제가 정말 큰 사건입니다.

Q. 근황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A. 제 1회 아가페 교회음악 창작음악제에서 <나아만 뎐>으로 특별상을 수상한 후 교회나 기독교 관련 단체의 초청을 받아 연주 사역을 많이 다녔습니다. 
작년 3월에는 개인 거문고 음반 <Cry>(Sony Music)를 발매했고, 올해는 한 국악단체의 초청으로 4월 6, 7일 이틀간 돈암동에서 제 음반으로 공연을 할 예정입니다. 

Q. 아가페 창작음악제 수상 이후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A. 거문고 병창이라는 것이 우리나라에서 자주 공연되는 분야는 아닙니다. 
공연 프로그램을 보면 거문고 연주곡에 병창곡은 한두 곡 정도 들어가 있는 정도입니다. 
저는 오래 전부터 거문고 병창에 대한 생각이 있었습니다만 전문적으로는 하지 못하고 그저 취미 정도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런데 창작음악제에서 수상한 후부터 제가 공식적으로 거문고 병창 연주자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국악 공연을 할 때 프로필에 “제 1회 아가페 교회음악 창작음악제 특별상 거문고 병창 <나아만 뎐>”이란 내용을 꼭 쓰는데, 사람들이 그 내용을 보고는 맥이 끊긴 줄 알았던 거문고 병창으로 음악 콩쿠르에서 입상했다는 것에 놀라워하며 저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가져주셨고 그렇게 거문고 병창 공연을 요청하는 일도 많아졌습니다. 

작년 10월에는 국내 최초로 국립국악원에서 거문고 병창 독주회를 열었고, 올 하반기에는 남원에서 국악원 초청 공연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저에게는 창작음악제가 정말 큰 사건입니다. 참 신기하고도 감사한 것은 하나님께서 제 마음에 소원을 품게 하시고 그것을 이루어주신다는 것을 느끼게 하셨다는 점인데, 아가페 창작음악제를 시작으로 제가 예전부터 생각해 왔던 것을 직접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제가 처음 거문고 병창에 대한 마음을 품은 건 국악고등학교를 다니던 17살 때였는데, 마땅한 기회를 얻지 못하고 20년 이상 꿈으로만 간직하고 있다가 단념하려는 그 순간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주시더니 병창에 도움을 주실 선생님을 만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 아가페 창작음악제가 꿈으로 가는 길의 시발점이 되어주었고 지금 생각하니 하나님께서 가장 좋은 때에 저를 인도하셨다는 생각이 들면서 정말 주님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얼마 전에는 거문고 병창을 하실 수 있는 분을 모아 단체를 만들어서 지금은 함께 올릴 공연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Q. 수상작을 만드는 동안이나 그 이후에 생긴 에피소드가 있나요? 

A. 저는 악기를 다루는 데는 재능도 중요하지만 노력으로도 어느 정도의 수준까지는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작곡은 어떤 특별한 ‘영감’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나아만 뎐> 같은 경우, 나아만 장군의 이야기를 병창으로 만들겠다고 생각한 후 처음 시작을 어찌 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얼씨구 좋다, 나아만” 이럴까, 아니면 “옛날옛날에 나아만이 있었는데” 이럴까. 이런저런 생각으로 결정을 못 하고 고민하며 계속 기도하는 중에 어느 날은 대사가 들리기도 하고, 어느 날은 장면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곡의 시작 부분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바로 이러한 것들이 작곡할 때 필요한, 주님이 주시는 ‘영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춘향전에 나오는 <갈까부다>라는 곡으로 작년 10월에 공중파 국악방송에 출연한 적이 있는데, 원래는 방송에서 오리지널 버전으로 연주할 예정이었지만 대학 선배인 PD가 제 사전 영상을 보더니 “평범하게 하는 건 박소연이 아니다, 박소연만의 방법으로 병창을 완전히 새롭게 하라.”는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기도하며 준비하는 중에 그때도 하나님께서 제게 ‘영감’을 주셔서 저만의 색깔이 담긴 새로운 스타일로 연주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건 방송 이후 그 곡에 대한 반응이 목사님들 사이에서 뜨거웠다는 사실입니다.
교회의 초청으로 연주할 기회가 생기면 목사님들께서 <갈까부다>를 연주해 달라고 많이 요구하셨습니다. 특히 작년이 종교개혁 500주년이었는데 종교개혁에서 말하는 기존의 잘못된 것을 바꾸자, 탈권위 등의 개념에 그 곡의 스타일을 ‘탈전통’으로 해석하시며 종교개혁의 정신과도 잘 어울린다고 하시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목사님들의 해석이 재미있기도 하고 그렇게 그 곡으로 여러 곳에서 사역하는 기회를 얻기도 했습니다. 

Q. 성경에 나오는 많은 인물과 여러 사건들 중 특별히 나아만 장군의 이야기를 다룬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사람들은 보통 자기가 처한 상황에 따라 좋아하는 인물, 위인들이 각각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성경을 볼 때도 마찬가지일 텐데요, 저 같은 경우는 어렸을 때 아토피가 너무 심해서 항상 진물이 몸에 엉겨 붙어 있었고 피부 상태가 너무 엉망이라 밖에 못 나가는 날도 많았습니다. 그 시절 교회에 다니면서 성경을 볼 때나 설교말씀을 듣는 중에 졸다가도 눈이 번쩍 떠지는 순간이 있었는데 바로 앉은뱅이가 일어나고 소경이 눈을 뜨는 이야기를 들을 때였습니다. 그때마다 눈이 초롱초롱해지면서 가슴이 뛰었고 나아만 장군의 이야기를 보고 들을 때마다 ‘하나님, 제가 이렇게 나을 수 있을까요? 저도 나아만 장군처럼 낫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했습니다. 
그 말씀을 통해 항상 위로를 받아서 그런지 그 내용으로 곡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해왔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아가페 창작음악제가 제 생각을 실행에 옮기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Q. 국악 교회음악을 직접 만들어보셨는데 작업하면서 가장 신경을 쓴 점은 무엇인가요? 

A. 듣고 보시는 성도들이 얼마나 공감하고 교감할 수 있는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아무래도 전통음악이라는 것이 듣기 어려운 부분이 있고, 게다가 판소리나 옛날 노래들은 한자어가 많아서 아무리 훌륭한 작품이라도 이해가 안 되면 몰입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곡이 나오도록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성경적인 내용을 음악화시키면서 해학과 위트를 판소리에 넣고 싶었는데 성경의 내용이 변질되는 점이 있지는 않을까 고민도 했습니다. 그래서 아는 목사님께 괜찮은지 검증도 받았습니다. 

Q. 아가페 창작음악제를 알게 된 경로가 궁금합니다. 

A. 어느 날 집에서 TV를 보다가 우연히 씨채널이란 방송을 처음 보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하던 프로그램이 ‘가스펠스타C’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그때 화면 하단 자막으로 아가페 창작음악제 홍보 문구가 지나가는 걸 보게 됐고, 곧바로 전화문의를 하고는 응모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씨채널 방송을 통해 저를 인도해 주셨다고 믿습니다. 

Q. 창작음악제에 대해 바라는 바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A. 기독교 단체인 아가페 문화재단에서 이렇게 많은 재정과 노력을 들여서 문화운동을 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너무 반갑고 감사합니다. 
제 1회 아가페 교회음악 창작음악제는 수많은 연주자들을 동원하여 본선 실공연을 진행하였고, 뒤에서 기도하며 준비하시는 아가페 창작공모위원회를 통해 하나님께서 무사히 잘 치르게 하셨습니다. 
기독음악계도 마찬가지지만 국악, 양악음악계에서도 한 번 연주되고 끝나는 곡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렇게 작곡가와 연주자들의 노력으로 힘들게 세상에 나온 찬양곡이 한 번의 연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많은 사람들과 은혜를 나눌 수 있도록 시스템이 잘 구축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Q. 네, 늦은 시간까지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A.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