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최우수상] 최대명

하나님은 결국 ‘사랑이시다’

Q. 아가페 창작음악제 2회가 개최된 지 벌써 1년 8개월가량이 지났습니다. 그간의 근황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창작음악제 이후 주로 뮤지컬이나 오페라처럼 호흡이 긴 작품을 작업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제가 쓴 오페라 <위대한 개츠비>가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차세대 예술가 공모사업’에 선정되어서 올해 3월에 롯데콘서트홀에서 올려졌고요. 근래엔 저의 ‘비더슈탄트’라는 작품이 창작뮤지컬을 기획하고 개발하는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공모전에 선정되었는데 현재는 그 작품의 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뮤지컬 작품도 작업 중에 있습니다.

Q. 아가페 창작음악제 참가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제가 절기 칸타타를 격년에 한 곡 정도는 꾸준히 작업하고 있습니다. 성가곡 작업을 할 때면 아무래도 평소보다 더 기도하고 말씀을 묵상하며 생각과 생활도 조심하게 되기 때문인데, 창작음악제 1회 포스터를 봤을 때부터 참가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국내에서 이렇게 규모가 있는 교회음악 작곡 콩쿠르가 없었고 크리스천 작곡가로서 교회음악을 쓰고 그 곡이 연주가 되는 건 너무나 영광된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회의 접수 마감이 얼마 안 남은 상황이어서 촉박하게 곡을 쓰고 싶지는 않아서 내려놓고 2회가 열리길 계속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후에 2회가 개최되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일정을 비우고 곡 작업에 매진하였습니다.

Q. <들으라 이스라엘>을 작곡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 같은 것이 있다면...

A. 사실 처음에는 구약성서에서 지겹게 반복되는 이스라엘 백성의 죄악을 고발하려고 이 곡을 구상했습니다. 매 번 어려움이 닥치면 하나님을 찾다가도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하나님의 은혜를 잊는 이스라엘 백성의 모습이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미련하고, 이를 용서하시는 하나님의 모습도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반복되는 이스라엘의 죄악을 표현할까 고민하던 중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보다 제가 더 하나님을 자주 떠나고, 받은 은혜를 쉽게 잊고 산다는 것을 알게 하셨고 그 때문에 회개를 많이 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처럼 저도 하나님께 구하고 부르짖고 찬양하면 그때마다 하나님께서는 늘 은혜를 주십니다. 그런 은혜 가운데서 칸타타의 많은 곡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작품을 쓰면서 가장 마음이 아팠던 건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을 떠나며 외치는 고백이었던 ‘인생이 한번이니 즐기며 살자’는 고백도, ‘세상에서 내가 왕이 되겠다’는 고백도 모두 제 안에 있는 솔직한 고백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잊고 죄를 행하는 순간에도 하나님께서 늘 함께 하고 계셨는데 그 때마다 하나님은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을까’하는 하나님의 아픈 마음이 곡을 쓰면서 느껴졌습니다.
특별히 이 곡이 연주되고 나서 수상을 위해 명성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데, 성전 왼편에 작품의 중심 되는 말씀인 “이스라엘아 들으라 오직 여호와는 한분이시니”가 저의 눈에 크게 들어왔습니다. 그 때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곡을 쓰게 하신 은혜, 곡을 쓰면서 부어 주셨던 하나님의 은혜가 한꺼번에 몰려오는데 그날 드린 예배는 저에게 있어 평생 잊혀지지 않을 벅차고 감동적인 예배였습니다.

Q. <들으라 이스라엘>의 음악적 특징이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들으라 이스라엘>은 칸타타라기보다는 오라토리오에 가깝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연기만 없을 뿐이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최대한 극적으로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작품에서 등장하는 세명의 솔로들은 각각 하나님의 말씀을 나타내는 선지자, 인간적인 욕망을 노래하며 하나님을 떠나가는 탕자, 하나님께 죄를 회개하며 다시 돌아오는 탕자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Q. 작업하면서 가장 고민되고 신경 썼던 부분이 있다면?

A. 이 작품은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하나인 여호와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는 말씀을 기초로 하였습니다.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들으라 이스라엘아 여호와는 한 분이시니 여호와를 사랑하라’고 반복적으로 말하고 있기 때문에 작품의 메시지는 잘 전달되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들으라 이스라엘>은 플롯을 짜고 스토리와 소재를 구성하는 단계에서 시간이 꽤 오래 걸렸습니다. 10번까지의 곡 중에서 8번 ‘오라 우리가’는 저의 개인적인 회개의 내용이라고 보시면 되는데, 제 실질적인 고백이기에 작업할 때 울기도 많이 울었고 정말 마음이 힘들고 아팠습니다. 내게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를 잊고 다시 죄를 짓는, 죄의 습관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모습을 스스로 마주하고 있자니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그렇게 회개하는 마음으로 8번곡을 쓰고나서 9번째 곡이 끝까지 안
나왔습니다 . 도저히 하나님의 맘을 모르겠어서 ... 네가 나를 모르는구나 ” 라고
안타까워 하시는 하나님 마음이 무얼까 그게 제일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오랜 기도와 묵상 중에 깨달은 하나님의 마음은 스바냐 말씀이었습니다. 내가 너로 인하여 기쁨을 이기지 못하고 잠잠히 사랑하며 즐거이 부르며 기뻐하시는 하나님의 마음... 이 마음을 주시는데 얼마나 그 사랑이 크게 다가왔는지 모릅니다.
평소에 저에게 있어 하나님은 ‘공의의 하나님’이신데 이 작품을 작업하는 동안만큼은 ‘사랑의 하나님’으로 다가오셨습니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고 내가 너희를 사랑하니 너희도 나를 사랑하라.” 죄의 습관을 가진 나를 언제나 받아주시고 품어주시는 하나님은 결국 ‘사랑이시다’라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는 것 같습니다.

Q. 아가페 창작음악제 수상 이후 혹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A. <들으라 이스라엘>이란 곡을 쓰고 감사하게 수상까지 하게 된 후, 그 작품보다 더 큰 곡을 쓸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짐과 동시에 오페라를 비롯하여 스케일이 큰 장르에 더 많이 도전해 봐야겠다는 용기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원래 제가 스토리 쓰는 것을 즐겨 하는 편인데 이 작품 이 후에 성경의 내용을 대중이 좋아할 수 있는 서사로 풀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방적이고 딱딱한 교리의 가르침이 아닌, 대중이 공감하고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작품을 써보고 싶어졌습니다.

Q. 요즘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A. 현재 제가 교회에서 1부 찬양대 지휘를 하고 있는데 이른 시간이다 보니 찬양대원 연령대가 다른 찬양대보다 좀 높습니다. 내년도 부활절 칸타타를 준비 중인데 조금은 색다른 시각으로 풀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랜 세월의 풍파를 겪으신 어르신들의 시각으로 보는 부활절은 어떤 모습일까 하는 것입니다. 청년의 때와는 다르게 그분들은 지금 어떤 모습의 부활절을 맞이하고 계시며 또한 부활절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실까? 누구의 입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내야 그분들의 신앙과 생각을 녹여낼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아가페 창작음악제에 바라는 말이 있다면

A. 홈페이지에서 1회 때 수상하신 분들의 인터뷰를 봤습니다. 그분들이 말씀하신 것처럼 저 역시 아가페 창작음악제가 아주 오래도록 꾸준히 개최됐으면 하는 것이 가장 큰 바람입니다. 더불어 더 많은 작곡가들의 간증과 고백들이 음악으로 표현되고 계속 불려질 수 있도록 기도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Q. 바쁘실 텐데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_-)(_ _) 꾸벅!

A.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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